-

하늘 바람 별 2016. 9. 16. 20:28

일상에 크고 작은 전쟁들이 있었다.

'마음 같아선.'으로 시작되는 문장에 얼마나 많은 화살표들이 달라붙었던가.

나를 다 안다는듯 구는 사람을 싫어하는데도

어느새 나는 그렇게 행동하고, 쉽게 쓰여지는 글을 내가 쓰고 있다.

내가 원하는 게 무엇인지 똑바로 말했으면

정말 그런 방향으로 애써주었을 지도 모르는데 나는 그런 말을 못하니까

사람의 성격이 곧 그 사람의 운명을 결정짓는다고

여러 번 생각하게 된다.


사려 깊게 행동하는 것 같지만

분명 나만 아는 방식으로 남을 무시하기도 하고

'말이 통하지 않는 사람과는 애초에 말하지 않는 편이 나아'라며 책장을 덮는 밤도 있다.

흐릿한 감성에 빠졌다가

애매한 현실을 살고

감성과 현실의 시차 사이에서 꾸벅꾸벅 졸면서 

공중으로 휘발하는 나의 청춘.


친한 친구에게도 절대 말하지 않는 영역이 

내 안에 점점 넓어지는 걸 목격하고

그게 나쁘다는 게 아니라

오히려 내게 그런 영역이 너무나 필요했다는 생각에 다다른다.


어떤 일을 규정짓거나 어떤 감정을 단정 짓는게

얼마나 어리석고 위험한 일인지 알면서도

지금 일어나는 일들을 자꾸 현재를 기준으로 해석하려 들고

내 기질의 어쩔 수 없음이

매일밤 꿈에서 자꾸 나의 손목을 부러뜨린다.


사람들을 만나면 즐거운 이야기만 하고

의견이 일치하지 않거나 

누군가의 감정이 상할 이야기일 때는

자연스럽게 화제를 넘기는 것을

나름의 재능이라 생각하게 되었다.


달력을 보고 날짜를 세고

아주 의미 있었던 날이

의미없는 무수한 날들에 잠식되는 걸 보고

각자의 단계에서 각자의 방식으로 사는 사람들을 지켜보면서

나의 신호등은 고장이 난다. 가족도 예외는 아닌.

좀더 괜찮은 상황에서 좀더 괜찮은 시기가 있길 바랬는데

흘러가는 시간 속에선 아무래도 다들 약해지고 마는 걸까. 하고 생각한다.


중요하게 생각했던 것들이 하나도 안 중요해지고

중요하지 않다고 여겼던 것들이 실은 중요했다는 사실을 뒤늦게 깨달으면서

판단은 역시 아무 의미없는데

왜 그때의 나는 상황 판단을 못해서 그렇게 불안해 했는지.


어제의 악몽은

오늘의 모서리를 닮아 있고

'이래나 저래나 똑똑한 여자가 되는 수밖에 없어!'라고 생각하지만


나의 새벽은 자주 불이 꺼져 있다.




'하늘 바람 별' 카테고리의 다른 글

-  (0) 2016.09.19
-  (0) 2016.09.18
-  (3) 2016.09.16
-  (0) 2016.09.15
-  (0) 2016.09.13
-  (0) 2016.09.11
Posted by 1인분 감성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2016.10.31 22:4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2. 2016.11.01 14:4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